양자역학 직관 실험실 5단계
답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면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습니다
5단계 4단계까지는 빠져나갈 길이 있었습니다. 우리가 모르는 톱니바퀴가 답을 미리 정해뒀다고 하면 앞의 결과가 전부 설명됩니다. 여기서 그 길이 막힙니다.
광자 두 알이 서로 반대로 날아갑니다. 양쪽에서 재는 두 사람을 앨리스와 밥이라고 부릅니다. 각자 각도를 두 개씩 갖고 쌍마다 그중 하나를 무작위로 고릅니다. 미리 짜고 나올 수 없게 하려는 것입니다.
발사하기 전에 정하세요.
쌍마다 네 조합 중 하나를 무작위로 골라 씁니다. 실제 실험에서 국소성 허점을 막는 방식입니다. 각도 뒤지기는 네 각도를 무작위로 바꿔 가며 S를 200번 다시 잽니다. 표본이 유한해 S는 늘 조금씩 흔들리므로 오차의 세 배를 넘은 것만 넘었다고 셉니다.
두 사람의 결과가 얼마나 닮았는지부터 셉니다. 같은 결과가 나온 쌍에서 다른 결과가 나온 쌍을 빼고 전체로 나눈 값이 상관 E입니다. 늘 같으면 1, 늘 다르면 −1, 반반이면 0입니다. 그래프 아래에 각 조합의 같음과 다름 개수가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.
각도 조합이 네 가지이니 E도 네 개입니다. 그 넷을 하나만 빼고 나머지는 더한 것이 S입니다. 왜 하필 이렇게 더하고 빼는가. 답이 미리 정해져 있다면 네 항이 서로 어긋날 수밖에 없어서 이 조합이 2를 못 넘도록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. 화면에 그 산수가 숫자로 나옵니다.
두 광자가 갈라지는 순간에 이미 모든 답을 나눠 갖고 떠났다고 보는 그림입니다. 어떤 각도로 재든 무슨 답을 내놓을지가 그때 정해졌습니다. 한쪽에서 각도를 바꿔도 반대쪽 결과는 그대로입니다. 아주 자연스러운 생각이죠.
벨이 보인 건 이겁니다. 답을 나눠 갖고 떠나기만 했다면 어떻게 설계하든 S값이 2를 넘지 못합니다. 회색 점선이 그 선입니다.
벨 부등식은 특정 각도가 아니라 모든 각도에 대한 말이라 한두 번 찍어 봐서는 확인이 안 됩니다. 각도 뒤지기를 누르면 네 각도를 무작위로 바꿔 가며 200번 다시 잽니다. 국소 숨은변수로 두고 몇 번이든 뒤져 보세요. 오차를 넘어 2를 넘긴 각도가 한 가지도 나오지 않습니다. 양자역학으로 돌리면 무더기로 나옵니다.
1단계부터 4단계까지는 고전 파동 이론도 같은 숫자를 맞혔습니다. 무너진 건 소박한 생각들이었지 고전 물리 전체가 아니었습니다. 여기서 처음으로 두 가정이 동시에 무너집니다. 답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것, 그리고 멀리 떨어진 것끼리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. 이 결론은 특정 이론 하나를 겨누지 않습니다. 그 두 조건을 만족하는 모든 이론에 해당합니다.
국소성만 버리거나 결정론만 버린 이론은 살아남습니다. 둘 중 하나를 포기하면 되니까요. 시뮬레이터로는 초결정론과 검출 허점을 닫지 못합니다. 실제 실험에서는 2015년의 허점 없는 실험들이 그 구멍을 닫았습니다. 여기서는 각도 조합을 쌍마다 무작위로 고르는 것까지만 흉내 냅니다.
근거 문서는 references/physics-notes.md 5단계 절이다.